몽골여행 계획 중이라면 몽골에 대한 상식은 알고가자-초원의 사람들 2 양고기

1. 양고기 요리

2. 소, 양의 대변

3. 소·양·말의 젖으로 만든 여러 가지 음식

1. 양고기 요리

“울란바토르에 도착한 그날부터 이미 양의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외국인 전용 호텔이었기 때문에 특별메뉴라고 들었는데 나온 요리는 다음과 같다.

살짝 데친 돼지고기, 양고기와 함께 러시아풍의 스프가 나왔다. 우유, 샐러드(당근, 양배추, 피망, 고추를 잘게 썰어 만든 것)가 한 차례나왔는데 시고 매워서 도저히 먹지 못했다. 식후에는‘초초기’라는몽고식 요구르트가 나왔다.

이것은 입에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아 설탕을 쳐서 그럭저럭 삼킬수 있었다.

방문객들은 고기가 많아 처치곤란해 하고 있었는데 몽고인은 고기만 낼름낼름 먹어치우고 야채 종류에는 전혀 손도 대지 않았다."이것은 몽고를 방문한 탐사대원들의 이야기이다.

몽고에서 야채를 즐겨 먹는 사람은 도시생활인과 외국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뿐이다. 시골에 가면 거의 고기만 먹는다.

몽고의 양고기는 대부분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끓여 먹는 것 같고, 구운 고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맛은 싱거운 데다 고약하고 구린 냄새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하다못해 구운 고기를 주었으면 할 정도이다.

하지만 몽고인들은 너무나 맛있게 먹고 외국인들 중에서도 입에 맞아 하는 사람은 물론 있다.

"냐마는 양 697마리와 염소 112마리를 기르고 있는 26살의 몽고청년이다.

그는 양을 풀 위에서 고개를 젖혀 위를 보게 하고 오른손과 왼손으로 눌러 꼼짝 못하게 했다. 사냥에 쓰이는 폭이 좁은 칼로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배를 자른다. 그런 다음 손을 자른 배에 쑥 집어넣어 심장이 있는 곳에서 동맥을 비틀어 자른다.

꼼짝 못하게 된 양은 살려고 두세 차례 길길이 버둥거렸지만 불과1분 만에 우는 소리도 없이 숨이 끊어졌다. 양의 등을 칼로 쓱 밴 다음 주먹을 가죽과 살 사이로 돌리면서 가죽을 벗긴다.

다음 작업은 해체이다. 모든 작업은 가죽 위에서 이루어진다. 피가 고여 있는 가슴부터 내장을 꺼낸 다음 피를 밥공기로 퍼내 양동이에담는다.

30미터나 되는 긴 작은창자에서 대변을 훑어낸 다음 물로 씻는다.

양동이에 담겨 있는 피를 소금을 훌훌 뿌리면서 씻은 위 속에 집어넣는다. 피가 들어 있는 위를 강하게 쥐면 피는 긴 창자를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부풀게 하면서 창자에 골고루 미치게 된다.

큰창자에다 피, 밀가루, 양파, 고기, 내장을 섞어 집어넣는다. 작은창자나 큰창자나 모두 데친 대로 굳어져 그 안에서 소시지가 나온다.

이 작업은 물가에서 벌어지며 가죽에는 얼룩진 피가 하나도 남지않는다. 피비린내도 거의 없다."

이것은 한 신문사 특파원이 쓴 글이다. 그가 본 장소는 울란바토르서쪽, 보르강현(縣)의 브레크한가이군(郡), 시기는 1977년 4월 초순이다.

“겔의 중앙에 있는 난로의 굴뚝이 바로 위의 천장을 뚫어 만든 창문으로 통하고 있다. 땔감은 몽고말로 알가르, 즉 말린 가축의 대변이다.

알가르가 소리를 내며 타는 난로에 양의 간(肝)을 집어넣는다. 간이 속까지 익어갈 때 꺼내 1, 2센티미터 두께로 자른다. 양을 해체 할 때 따로 모아둔 지방을 하나하나 얇게 잘라 간에 발라 다시 불에굽는다.

'양의 간에다 지방을 묻혀 불에 구운 것'은 녹은 지방이 간에 스며들어 맛있는 음식이 된다.

소금 등 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신선한 재료, 즉 간과 지방이 같이 어울린 묘한 맛이다."

몽고에서 구운 양고기를 먹지 않을 이유는 없는 것 같다.

2. 소·양말의 대변

내며 난로 속에서 타는 알가르란 무엇일까?나무가 적은 초원에서 생활해온 유목민족에게 중요한 연료는 초식동물의 대변이다.

알가르란 소의 대변을 말린 것이다.

연료가 되는것은 소의 대변만이 아니다. 양의 대변을 홀고르라고 부르며 말의대변을 호모르라고 한다.

소·양. 말의 대변으로 만든 연료는 각각 화력의 정도와 장단점이 다르다.

 

보통 소의 대변으로 만든 연료가 가장 좋다고들 한다. 소와 말의 대변은 바싹 말리면 코에 가까이 대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알가르는 가축의 몸에서 벗어나자마자 굳는다. 손바닥에 올려놓고보면 우리들이 생각하는 대변과는 전혀 다르다. 그것은 바싹 말라있으며 매우 가볍다. 이 물체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종이와 같다는 느낌일 것이다.

 

따라서 수분이 남아 있는 대변과 마른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름으로 구별된다.
여행자용 겔에서 묵으면서 바라던 알가르를 태웠다. 그곳의 지배인 부인은 태우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그녀는 타고 있는 알가르를 난로에서 꺼낸 다음 불길을 끄자 연기가 세차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조금 전부터 우리들은 초원에서 서식하는 곤충의 습격에 시달리고 있었다. 알가르의 연기는 순식간에곤충을 몰아냈다.

그것은 눈을 자극하지 않고 냄새는 향기로웠으며 저녁의 단란한공간을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연기에 약간 둘러싸인 느낌도 들지만 이 부인에게는 알가르의 연기에서 '우리들은 몽고의 후손'이라는 민족적 자부심을 갖고 있는것 같았다. 이 자부심에 대해 현대시인 치미드의 시 가운데 처음 일절을 옮겨본다.

알가르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목자(牧)의 집에서 태어난 나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이 넓은 들판이야말로

나의 요람이라고 생각한다.

초원에서 사는 몽고인의 집을 겔이라 한다.

중국어로는 파오 가축의 이동에 따라 생활근거지를 옮기는 유목민에게는 해체·운반·조립이 간단한 겔은 대단히 편리한 집이다.

이 겔은 지름이 4~5미터 정도의 둥근 모양으로 땅에다 세우며 버드나무 등으로 골격을 만든 다음 펠트를 씌운다.

천장은 연기가 나가고 하늘이 보이도록 훤하게 뚫는다.

비가 오면 밑에서 끈을 잡아당겨 덮개로 천장을 덮는다.

밤에 겔에서 잠을 잘 때면 하늘에 떠 있는 별이 보인다.

"칠흑같이 어두운 겔 안에서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바라다보고 있으면 문 밖에 떠 있는 다른 별들과 다른 느낌이 든다. 겔 안에서 바라다보는 별은 겔 안에 있는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를 보내오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했다"고 몽고를 방문한 한 시인은 말한다.

알란 고바는 남편 두분 메르겐이 죽고 나서 겔의 천장을 통해 내비치는 빛의 정신을 잉태하여 아들 세 명을 낳았다. 그 가운데 막내보둔차르가 칭기스칸의 먼 조상이라고 한다. 물론 이 이야기는 전설이다.

3. 소·양·말의 젖으로 만든 여러 가지 음식

초원의 겔을 방문하면 반드시 아이라그를 큰 그릇에 듬뿍 담아 내놓는다. 아이라그는 말젖을 발효시킨 시큼한 음식이다. 이 음식은칼피스에서 단맛을 낸 것에 알콜을 첨가한 음식이라 생각하면 된다.하지만 알콜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칼피스라는 것이 아이라구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것 같다.

아이라그는 말의 젖으로 만든다. 소젖으로도 만들어도 좋지만 몽고인들은 말젖으로 만드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나무로 만든 통 또는 가죽으로 만든 통에 갓 짠 우유를 따르고 그위에다 발효 재료로서 오래된 말젖으로 만든 술의 찌꺼기를 붓는다.그것을 며칠 동안 나무 막대기로 한없이 휘젓는다.

몽고인은 한번 식사에 아이라그를 세 사발씩이나 마신다고 한다.

보통 가축의 젖을 마신다고 하면 우유 아니면 기껏해야 염소의 젖정도지만 몽고에서 젖의 종류는 여러 가지이다. 그리고 젖을 그대로마신다기보다도 가공한 것이 더 많으며 종류도 다양하다.

몽고에서는 양·염소·소·낙타·말 등의 가축이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는데 초원의 여러 가지 유가공제품을 살펴보자.

양의 젖이 가장 감칠맛이 있고 우유가 가장 담백하다.

낙타의 젖은 차에 넣어 마시기에 가장 적당하며 말의 젖은 단맛이있어 차에 넣어 마시면 좋지 않다.

몽고에서는 보통 젖을 그대로 마시지 않고 차에 넣어 마신다. 이것

이 우유가 들어 있는 차, 즉 '밀크 티' 인데 설탕은 넣지 않는다.타라그는 요구르트와 비슷하지만 약간 끈적끈적하며 단맛은 없다.

바스라그는 치즈인데 신맛이 강하다. 이것은 타라그에서 지방성분을 없앤 것이다.

우르므는 타라그를 말려 연하게 굳힌 것으로 그 색깔은 노란 빛이조금 도는 하얀색이다.

아이라그를 증류하여 알히라는 몽고술을 만든다. 알콜도수가 40도이상인 독한 술이다. 소젖으로 빚은 술을 증류하여 만든 알히의 알콜도수가 가장 높으며 맛도, 향기도 그리고 입에 닿는 느낌도 훌륭하다.

알히를 증류하고 남은 것을 차가라고 하며 차가에서 수분을 어느정도 제거한 것을 아르치라고 한다.

아르치를 말려 딱딱하게 만든 것이 아로르이다. 호로트는 아로르를 덩어리로 자른 것이다.
오로므는 우유를 끓여 표면의 유지 부분을 반고체상태로 굳힌 것으로 신맛은 그다지 없고 영양가가 많은 보존식품이다.

버터도 물론 많이 먹는다.

유목민이 먹는 유가공제품은 대개 이렇다.

고기를 먹기 위해서는 그 동물을 죽어야 하지만 젖으로 만든 가공제품을 먹는 것은 밑천을 들이지 않고 이자를 받는 것과 같다. 유목민에게 젖으로 만든 가공제품은 귀한 음식물이다.